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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한국 해외 여행자 증가가 금융위기를 초래한다? 심각하긴하다

by 야누스롬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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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도 이런 얘기는 나왔다

IMF원인 중 하나가 국민들의 과도한 사치(명품, 해외여행) 때문이라는 만화짤이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건 기업과 정치인들이 IMF 원인을 국민들한테 떠넘기는 것이라고 조롱받는다. 맞는말이다. 

1997년 IMF 금융위기는 기업과 재벌들이 말도 안되는 부채로 뻘짓들을 한 까닭이고, 상당수가 구조조정을 거쳤다. 방만했던거는 사실이니까. 국민들은 광복 이후 고생했던 것을 몇년 누리고 있다가(노동 환경 일부 개선, 해외여행 자유화 등) 쓸려간것이다.

그러면 지금도 똑같이 한국 해외 여행자는 아무런 잘못 없고 한국 해외 여행 지출이 심각하다는게 떠넘기기일까?

 

비율은 IMF때와 지금이나 비슷하다 

과거 자료가 통계청과 기사들에 남아있어서 구글링 해보면, 1997년 GDP는 6천억 달러정도 되고, 해외여행 지출은 100억 달러 정도 된다. 약 1.5% 내외인셈.

2022년 GDP는 2조1천억 달러고, 해외여행 2019년 지출은(20~22년은 코로나고, 23년은 19년보다 무조건 높게 나올거다) 350억달러다. 이것도 약 1.5%인셈이다.

이 비율은 금융위기 때가 아니면 비슷하게 유지됐다. 경제위기나 코로나 같은 특수상황이 아니라면, 한국인들은 거의 비슷하게 해외여행 다닌다는 말이다.

 

한국의 해외여행이 심각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한국 내부 자료를 비교하는게 아니라, 한국과 다른 OECD국가들을 비교하면 재밌는 결과가 나온다. 2019년 기준 OECD 기준 관광 수입과 관광 지출이 통계청에 있는데, 인구 1천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 지출이 더 큰 국가는 독일,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한국뿐이다. 네덜란드는 차이가 거의 안나므로, 실질적으로는 독일, 영국, 벨기에, 한국이다.

이 사진은 통계청 자료이며, OECD 국가들의 관광 수입과 지출을 보여준다.

영국과 독일은 관광 수입이 많은 국가인데도 지출이 더 크다. 한국도 네덜란드, 캐나다, 멕시코, 그리스 수준이니 절대 적은 것은 아니다.

영국, 독일, 한국은 같은 공통분모로 묶기 어렵다. 그렇다고 세 나라의 관광지가 적은것도 아니다. 대략적으로 추정하자면, 주변국보다 경제적으로 뛰어나고(영국, 독일은 서유럽에서 압도적,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1인당 GDP는 일본에 비빈다.)  주변에 갈만한 여행지가 많다면(영국, 독일은 유럽과 미국 / 한국은 동남아, 일본) 관광지출이 많아지는 것이다.

문제는 가계부채비율이다.

IMF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한국의 가계부채비율이 낮았다. IMF때 가계부채비율이 GDP 대비 50%였으니 괜히 금모으기 운동이 나온게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도 버틸만 했다는 얘기가 많다.. 그런데 2023년은 어떨까? 한국 가계부채비율은 전세 빼고 OECD 4등이고, 전세 포함하면 1등이다.(150%로 말도 안되는 수준이다.)

빚은 지난 20년동안 많아졌는데 소비습관은 바뀌지 않은 셈이다. 독일은 50%로 정말 건전하고(이정도면 국가가 망해도, 국민이 으쌰으쌰하면 금방 재기한다.) 영국은 EU탈퇴 등으로 경제가 난장판이 됐어도 87%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심각한 수준이고, 그 심각한 가계부채를 안고서도 열심히 여행다니는 셈이다.

이 사진은 한경연에서 나온 OECD 31개국의 가계부채비율 순위 자료이다.
출처 : 한경연

결론

금융위기론은 10년마다 나오니, 진짜 올지 안올지 나도 모르겠다. 그걸 알면 이렇게 글 쓰고 안 있을거다.

다만, 한국의 소비습관이 병들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가계부채가 높은데도 소비를 못 막는 것은, 국가 문제도 있다. 공공요금(전기, 가스, 교통)이 전세계 최저 수준이고, 필수재를 쓰고도 돈이 여유가 있으니 열심히 돈 쓰는 거다.

국가는 국가대로 공기업 적자 심각해지며 신용등급 낮아지고, 국민들은 국가의 재정 적자를 인식 못하고 본인들 재정 적자를 만들고있다.

다음 금융위기가 언제 올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온다면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국가는 절대로 국민들 구제 안 해줄거다. 기업 먼저 살릴거고, 빚 탕감 없이 끝까지 뽑아먹을 것이다. 빚진 사람을 사치에 물들었던 것으로 프레임 씌우면서 말이다.

죄없던 IMF 시절에도 프레임 씌웠는데, 지금처럼 죄있는 시절에는 얼마나 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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