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적자의 원인은 낮은 요금체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한전 적자가 2022년 30조, 누적 적자가 50조에 이른다. 한전과 한전에 연계된 사업은 정말 엄청나게 거대하다. 공공발전사(수력원자력공사, 중부발전 / 서부발전 등), 민간발전사의 전기 생산부터 시작해서 전력거래소라는 기업이 전기 구매 단가를 책정하고 수많은 하도급 업체들이 한전의 지시를 받아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리한다.
이정도로 거대한 기업이면 수많은 정치논리가 들어가고, 내부에서도 수많은 비효율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한전 내부적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권 비난일 것이다. 양당체제 하에서 특정 당의 정책을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야당의 한전공대든 원자력신규증설금지나 여당의 공기업 효율화 기조든 비난하는 순간 두들겨 맞을게 뻔하다.
한전이 적자가 나는 것은 맞으니 무언가 이유는 발표해야 되겠고, 언제나처럼 낮은 요금체계를 들고나왔다. 나는 한국의 전기요금이 정말 싸다고 생각한다. OECD 국가 중에서 요금은 하위권이고, 저소득층 등에게는 정부 보조가 추가로 들어가서 거저에 가깝다. 겨울에 속옷 하나 입고 따뜻한 방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나라는 장담컨데 한국밖에 없다.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중산층부터 서민층까지 에어컨과 히터, 전기장판 등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는 한국밖에 없었다. 한전 적자의 절대 원인은 낮은 요금체계가 맞다.
내부 효율화가 안되니 문제다.
그런데 왜 이 글을 쓰냐면, 한전을 비판할 때 낮은 요금체계만 지적하면 한전은 잘하는데 어쩔 수 없이 적자가 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한전도 정말 못하고 있다. 일반기업은 동력원으로 신사업 발굴과 기존사업 효율화를 매년 매시기마다 한다. 예산이 안 나오더라도 발품을 팔아가면서 정보를 얻고, 비용 효율화와 인력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면 신입을 안 뽑음으로써, 내부 구성원을 어떻게든 쥐어짠다. 여러가지 이유로 자연퇴직자는(이직, 정년퇴직, 육휴, 병가) 등은 계속 발생한다. 이때 사기업은 절대 충원을 안해준다. 저런 자연퇴직자 비율이 의외로 높다. 버티기만 하면 사람들이 나가는데 뽑을 이유가 있는가?
근데 한전은 약 2만명 내외의 기업이 매년 400~600명씩 꾸준히 뽑는다. 신규인원 채용을 2~3%씩 한다는건 엄청난거다. 그리고 한전이 내부효율화를 얼마나 진행하는지 모르겠다. 매년 예산이 늘던데, 전기 인프라 확충이라는 대의 앞에 수많은 비효율을 어디까지 숨기는지 모를일이다. 이정도 거대한 조직이면 방만한 조직이 무조건 있다. 과연 이걸 해결하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봤을까?
전력 요금도 전부가 문제가 아니라고 제대로 말해봐
한국 전기 발전의 일부는 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있다. 나도 태양광 정말 싫어한다. 수많은 비효율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무조건 해야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RE100을 하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를 일정비율 사용해야 한다. RE100은 선진국들이 개도국들과의 비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한 방법이다. 신규 에너지원 사업분야인 것도 맞다.
우리가 전세계적으로 아는 유명한 기업은 RE100에 거의 다 참여했다고 무방하고, 한국에서 전기를 많이 쓰는 반도체 기업과 통신기업들도 여기에 참여했기에 태양광을 해야만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태양광으로 인한 부담은 한전 전체가 부담하고 있다. 태양광으로 고 단가 전기를 사오는데, 팔때는 다른 전기와 똑같이 팔아야 한다.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했다는 인증서인 REC를 구매해서 RE100을 충족하고 있지만, 미참여 기업들은 이조차 안하고 있다. 향후 선진국들의 압박이 심해질 경우를 대비하면, 미참여 기업들에 일부 더 부담시키는게 맞다.
현재, 한국의 낮은 전기요금이 보조금 성격이라는 미국 상무부의 지적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전력요금이 싸니까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고, 신재생 에너지도 REC를 최소한으로 사서 맞춘다는 것. 한국은 또 워낙 태양광을 지원해줘서 REC 거래제도도 잘 관리되고 있고,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여(대다수 태양광 업체는 급등락이 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한전과 장기거래를 맺어서 안정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간접적으로 기업이 지원받고 있다.
이런것 하나하나가 기업에 대한 지원이고 원가 하락 요인이다. 미국이 현재는 철강쪽만 지적하고 있고 관세를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언제 반도체나 배터리에도 태클을 걸어올지 모르는 일이다. 이걸 대비한다면, 기업쪽 전기요금을 좀 더 올리거나, RE100 참여기업에 태양광 발전요금을 물리거나 해야하지 않을까?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여 이걸 한전이 전체 부담하고, 나중에 전기요금 전체 인상 요인 중 하나로 돌아오는게 타당한지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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